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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일기

드디어 산부인과 가는 날

by Betweenus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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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주일만 참고,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내 생에 일주일이 이렇게 느리게 간 적이 있었을까? 아침마다 임테기로 아기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루가 갈 수록 점점 진해지는 두 줄, 너무 신기하고 믿기지 않아서 빨갛게 두 줄로 선명하게 그려진 테스트기를 집안 곳곳에 들고 다니면서 시도 때도 없이 확인했다. 이제부터 내 관심사는 '임밍아웃'이다. 이 기쁜 소식을 어떻게 양가 부모님께 알려드려야할까? 특히 너무나 손주를 기다리실 시부모님께 이 소식을 하루빨리 기쁘게 알려드리고 싶었다. 유튜브에 '임밍아웃'을 검색해서 온갖 동영상을 다 봤다. 임밍아웃 로또, 임밍아웃 박스, 임밍아웃 카드... 그리고 임밍아웃 이후 가족들과 친구들의 반응들을 담은 영상을 보면서 대리만족하기 시작했다.

아직 나는 임신 확인도 받지 않았고, 병원에도 가 보지 않았지만 내 뱃속에는 확실히 우리 아기가 찾아온 것이었다. 게다가 입덧 조짐까지 보이기 시작했으니, 컨디셔 난조가 시작되었다. 이미 임테기를 확인 하기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봐도, 정확히 일주일 전, 평소라면 거뜬했을 두 세시간의 짧은 외출 이후에 침대에 빨려 들어가듯이 잠이 쏟아져서 기절했던 날이 있었다. 그리고 임테기 두 줄을 처음 확인 한 날엔 그토록 추어탕이 땡겼고, 맵고 시큼한 것들이 무척이나 먹고 싶어 일하다가도 오빠에게 카톡으로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해놓고, 퇴근하면 바로 그것을 먹기에 힘썼다.  

그리고 예정된 날이 왔을때, 기대에 차서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안타깝게도 주치의였던 여자 원장님은 예약할 순 없었지만, 한 시라도 빨리 내 뱃속에 아기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다른 남자 원장님에게 진료를 받았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질초음파를 봤는데, 내 뱃속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은 너무 일찍 병원에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꼬박 기다리다 왔는데... 일주일 뒤에 다시 오거나, 원하면 피 검사를 해봐도 된다길래 곧바로 피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오후 쯤 전화로 결과를 받았는데, 임신 수치로 확인 되었으니 바로 다음주 월요일에 내원하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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