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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일기

찌그러진 아기 집

by Betweenus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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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손꼽아 기다리던 월요일이 되었다. 남편은 연차를 썼고,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갔다. 드디어 임신 확인 하는 날.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는 시간은 너무 떨리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미 산모 수첩을 받아서 들고 다니는 산모들이 부러웠다. 나도 곧 저 수첩을 받을 수 있는건가? 산부인과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만삭 임산부, 주수를 알 수 없지만 산모 수첩을 들고 있는 부부, 둘째 혹은 셋째를 임신해서 아기와 함께 온 가족... 아직 배도 안나왔고, 산모 수첩도 없고, 진료실 앞에서 꽁냥 거리고 있는 우리는 누가 봐도 임신 확인하러 온 신혼 부부였다.
 
내 이름이 불리고 진료실에 들어가니 여 의사 선생님이 반겨줬다. 얼마 전에 와서 임신 준비해도 되는지 상담받은 부부가 벌써 임신을 해서 왔으니, '금방 아기가 생겼네요~'라고 말씀하시면서 바로 초음파부터 보자고 했다. 설레고 긴장 되는 순간, 초음파 기계를 보니 내 뱃속에 작은 아기집이 보였다. 뭐라고 표현하긴 어려운 감정이 들었다. 나는 침묵했고, 의사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에만 귀기울였다. 그런데 아기집 모양이 안좋다는 말을 들었다. 정상적인 모양은 아주 동그란 원형인데, 우리 아기 집은 타원형으로 눌려있는 모양이라고... 몇 시에 자냐고 물어보시더니, 밤 10시부터 12시까지는 꼭 자야하고 피곤하지 않도록 관리 잘하라고 하셔서 그 말을 명심해야했다. 그리고 초음파 사진 한 장과 임신 확인증, 산모 수첩까지 받아서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하러 곧장 갔다. 아기가 생겨서 기쁜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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